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이전 2010년경부터 크루즈가 관광에 적합한 항만에 입항하면서 많은 외국 관광객이 국내로 유입되었고 내국인도 관심을 가지고 크루즈에 승선을 하며 국내 크루즈 산업과 관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 크루즈선이 가장 많이 입항했던 2016년에는 무려 792척이 제주(507), 부산(209), 인천(62), 울산(10) 등 주요 항만도시에 기항해 지역발전과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를 하였다. 또한, 2016년 외국인 관광객도 195만 명을 유치해 관광 한 축을 담당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며 크루즈 산업은 세계적으로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특히 국내에서는 방역프로토콜이 늦게 구비돼 입항이 더 늦어지며 관련 업계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올해 정상적인 운항이 시작되어 국내에 지사를 둔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프린세스 등과 국적 선사인 팬스타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영업 전략을 잘 구사하고 있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국내 크루즈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는 올해 2월 향후 5년간 국내 크루즈 산업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전략을 담은 제2차 크루즈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외국적 크루즈 선박의 연 300항차 입항과 여행객 50만 명 유치, 국내 모항여객 10만 명 달성, 그리고 국적 크루즈 선사의 출범을 담은 구체적인 목표와 함께 '찾아오는 크루즈', '즐겨 타는 크루즈', '함께하는 크루즈'라는 실행 가능한 3대 추진 전략을 자세히 담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관심과 업계 노력이 함께하는 시기가 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한국 크루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나라의 크루즈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된다. 장기적으로는 민간이 주도하는 한국 크루즈 산업협회나 한국크루즈공사와 같은 형태의 컨트롤 타워가 구성되어 크루즈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시급하게 실현할 수 있는 과제를 몇 가지 제시한다.
먼저 현재 크루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업무가 효율성을 갖추도록 부처별 조직을 체계화하는 것과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민간이 함께하는 크루즈 관련 행정협의체를 각 광역단체에서 주도적으로 구성해 지속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안한다. 또한, 각 자치단체에 세분화되어 있는 크루즈관련 업무를 중앙정부의 권고를 통해 일원화되도록 정비한다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져 민간에서 상당히 반길 것으로 본다. 더 나아가 다양하게 구성된 행정협의체가 연합으로 크루즈를 용선해 각 항만에 기항하게 하고 항로를 연계한다면 용선비 절감과 더불어 여객을 유치하는데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보여 그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최근 크루즈가 입항하면서 크루즈 선박이 입항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에 관한 근래 연구가 없어 크루즈선 입항에 관한 경제적 가치평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크루즈가 입항해 실제 발생하는 항만과 관광 등 연관 산업 분야의 경제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분석 및 연구보고서를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발간하여 크루즈 산업의 가치를 제고한다면 크루즈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업계와 자치단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실행 의지와 크루즈 관련 업계의 노력으로 한국 크루즈 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배재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 윤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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