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4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수해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있다. |
피해 주민 위로는 물론 부족한 일손을 거들기 위함인데 내년 총선 앞 캐스팅보터 중원의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셈법도 깔렸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원 90여 명, 보좌진 등 모두 400여 명과 함께 24일 충북 청주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오송읍 수해 비닐하우스 현장에서 우비와 장화를 착용하고 10명씩 조를 나눠 하우스에 투입됐다.
뻘밭 위에서 나무 덩굴을 치우고 폐비닐을 걷어내며 폭우로 물이 가득 찬 비닐하우스가 제모습을 찾는 데 안간힘을 썼다.
윤 원내대표는 "오송읍은 지하차도에서 많은 인명 피해가 난 지역"이라며 "그 상황을 잘 알고 오늘 주어진 시간동안 그분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봉사해줬으면 한다"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투 톱'이 25일 함께 충남을 찾는다. 이들은 이날 부여군 부여읍에서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수해 피해 지원을 위한 지역민 의견도 청취할 예정이다. 여야가 수마가 할퀸 충청권을 찾은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충남 공주와 논산을 찾아 피해현장을 점검하고 주민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 방문 이튿날 충청권 7곳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앞서 17일 국힘 김기현 대표 역시 오송·공주·청양 등 충청 지역 수해 현장을 돌았다.
민주당 이 대표는 지난 16일 폭우로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오송 참사 현장에 변재일(청주청원), 도종환(청주흥덕), 이장섭(청주서원), 임호선(증평진천음성) 의원과 함께 찾았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수해피해지역을 점검하고 있다 |
이처럼 여야가 충청권 수해현장을 신발이 닳도록 찾는 이유는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금강벨트의 중요성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충청권은 TK(대구경북)와 호남과 달리 특정정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지역이 아니다.
역대 총선에서 여야 후보가 초접전 승부를 벌인 곳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 정도로 여야 모두 좀처럼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곳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승리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정치권 속설이 있듯이 여야에게 중원은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지역"이라며 "여야 지도부가 수해피해 현장점검과 복구를 위해 충청권을 경쟁적으로 찾는 것은 이 같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촌평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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