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5억2071만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심각했던 지난 2021년(5억4301만원)보다 오히려 순자산이 2230만원(-4.1%) 감소했다.
가계 순자산이 감소한 것은 제도부문별 순자산 편제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최초다. 특히 부동산 등 실물(비금융)자산 감소 폭은 302조7000억원로 전체 감소분의 95%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주택자산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감소했다. 여기에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순자산도 소폭(15.1조원) 감소했다. 현금·예금이 151조4000억원 증가했으나 주가 하락 등으로 지분증권·투자펀드가 151조8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구당 순자산액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1천237조원)을 추계 가구수로 나눈 값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의 순자산을 모두 포함한 국민순자산(國富)은 지난해 말 기준 2경38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순자산이 2경원을 넘긴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2.2% 증가한 것으로 증가세가 전년(11.1%)보다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1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9.6배 수준이었던 국민순자산은 작년엔 GDP의 9.4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민순자산은 크게 비금융자산과 순금융자산으로 나뉜다. 이중 지난해 증가세 둔화는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영향이 크다. 지난해 비금융자산은 1경9403조원으로 전년 대비 276조원(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순자산의 95.2%에 이른다. 토지자산(1경489조원)과 건설자산(6526조원)이 전체 비금융자산의 87.7% 비중으로 토지가격이 하락 전환(8.1% → -2.2%)이 전체 비금융자산 감소세의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 비금융자산 가격이 내린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8년(-4.1%) 이후 처음이다.
김민수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B/S팀장은 "작년 국민 순 자산 증가세가 크게 둔화한 것은 토지자산이 감소로 전환하고 건설자산 증가세가 큰 폭 둔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면서 "거래 요인에 해당하는 자산 손실액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그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주택가격이 하락 전환하는 등 자산가격 하락 영향으로 명목보유손익이 큰 폭 이익에서 손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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