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선 대전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자금 경색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또 충청권 수출이 연이어 두 자릿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상승으로 찬물을 끼얹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역에선 2월과 4월, 5월에 이어 현재 3.50%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한 템포만 오르게 되도 지역에선 큰 부담이다. 급격하게 상승한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기준 대전의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76%로, 3월(0.64%)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기준으로 봐도 대전이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연체율이 높아졌다는 건 그만큼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은행에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것이다. 연체율 급등에도 대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월 1254억원 증가한 20조 7622억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 상승한 수치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높은 상황이다. 대전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월 0.27%로, 3월(0.23%)보다 0.04%포인트 높아졌으며, 세종은 0.15%로 3월(0.14%)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충남도 이 기간 0.17%에서 0.19%로 0.0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부진도 동결 이유로 분석된다. 지역 수출은 수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대전의 5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2.2%나 감소한 3억 4000만 달러로, 3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세종도 8개월 연속 수출이 내리막으로, 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5% 하락한 1억 달러다. 충남 수출은 11개월째 마이너스다. 5월 충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5.1% 감소한 62억 1700만 달러다.
이런 지표를 봤을 때 하반기 경기 회복 장담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금리를 올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대로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동결에 힘을 싣는다. 6월 소비자물가는 대전의 경우 1년 전보다 2.5%, 세종 2%, 충남 2.2% 각각 상승했다. 21개월만에 2%대를 기록한 것이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로 향하는 상황에서 동결에 힘이 실리고 있는데, 다만, 동결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 한국과 격차가 2%포인트까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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