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영순(사진왼쪽), 이정문(가운데), 장철민 의원 |
'지역 현안엔 여야가 따로 없다'는 협치를 위한 명분으로 협력에 나선 것인데 내년 총선 앞 인지도 상승과 지지층 결집 등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박영순 의원(대전대덕)은 5일 국회에서 대전시 관계자 등과 함께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을 만났다.
대전의 우월한 입지조건을 앞세워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강력히 요청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달 중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 등 3개 분야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대전시도 이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를 취임 2년 차 시정동력 확보 여부가 달린 변곡점으로 판단하고 총력전을 벌이는 중인데 박 의원이 힘을 보태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천안병)도 여당 김태흠 충남지사가 주장하는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우선 배정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달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에 "충남이 혁신도시 후발주자로 2020년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경제적 효과가 전무하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수립 때 지역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충남혁신도시로 유치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가 인근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서 소외돼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김태흠 지사가 취임 이후 여권 핵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줄곧 강조해 왔던 '공공기관 드래프트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동구)은 그동안 대전시 역점 사업인 도심융합특구 지정을 위한 산파 역할을 해왔다. 대전 도심융합특구는 얼마 전 국회 국토위에서 관련법이 통과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빠르면 7월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입법 완료를 목전에 둔 셈인데, 이 법안을 발의자 가운데 한 명이 장 의원인 것이다.
도심융합특구는 성장잠재력이 있는 비수도권 주요 도심에 기업과 젊은 인재가 선호하는 산업과 주거, 문화 등 복합혁신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역시 이장우 시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인데 야당 소속인 장 의원이 특급 도우미로 나선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야당 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를 내년 총선과 무관하지 않게 보고 있다. 특정 정당 쏠림 현상이 없는 충청권은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여당과 제1야당 간 접전이 예상된다는 데 이견은 없다. 인지도를 높여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을 끌어안는 것이 시급한데 이를 위해선 지역 현안 드라이브만 한 것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