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린 가운데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나란히 착석해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
정부와 여당이 충청 현안 등에 눈을 감는다면 3년 전 총선에서 대패한 데 이어 이번에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위기감을 이날 협의회에서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 윤석열 정부가 지역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 발표에 인색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선 예타 면제가 149개 사업에 120조원, 이명박 정부에선 97개에서 61조원, 박근혜 정부에선 94개 사업 25조에 달했다"며 "하지만 우리(윤석열 정부)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여당)가 내년 총선에 승리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대통령 선거 기간에 약속한 구체성을 국민께 보여주지 못하면서 총선 때 국민에게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보탰다. 3선 중진 출신 초선 광역단체장인 김 지사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차원에서 지역별 현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것이다.
류제화 세종시당위원장은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에 세종의사당 국회규칙 제정의 시급성을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균형발전특위에 참여했던 류 위원장은 "세종의사당 설치는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국가사업이며 불가역적인 것"이라며 "이제 남은 문제는 국회로서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세종의사당을 조속히 건립하는 것으로 언제 어떤 내용으로 국회 규칙을 개정할 것인가가 문제의 초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정치권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문제를 가지고 세종 시민들과 밀당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이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이기도 한 행정수도 완성을 염원한 세종 시민들 나아가 충청권 전체를 우롱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충청권에서 여야가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을 내년 총선용으로 재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당 지도부에 전달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도 "대전시당에선 이장우 시장과 함께 2개월에 한 번씩 당정 협의를 지속 개최하면서 대전발전을 위해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올라와 보니 뭔가 우물한 개구리 같은 생각이 든다. 대전에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보니까 (중앙정치권에서의 시정에 대한) 뒷받침이 잘되지 않는 움츠린 생각이 든다"며 "내년 총선에서는 대전에서 7석 모두를 국민의힘이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미래통합당 간판을 치른 21대 총선에서 충청권 28석 가운데 단 7석을 얻어 대패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의원에 대한 사법부 판단과 탈당, 보궐선거 등을 거친 현재 의석수도 더불어민주당 18석, 무소속 1석, 국힘 9석으로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현재 충청권 정당지지율도 여론 조사별로 엎치락뒤치락하고 특정정당 쏠림 없이 '바람'에 좌지우지되는 충청 선거 지형상 여권의 총선 승리를 확실히 장담키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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