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장우 대전시장(사진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 |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예산정책협의회가 그 무대다. 충청권에선 오랜 동맹 속 정치적 기질도 닮아 있는 두 정치인이 이날 중앙무대에 지역 현안 숨통을 트는 이른바 '장흠연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지사와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열리는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 나란히 참석한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시·도정 수행과정에서 각각 국회를 찾은 적은 많지만, 공식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지' 출신 광역단체장인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충청 보수 진영의 대표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원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겪으며 보수 세력이 분열됐을 때도 당(黨)을 지켰다. 지금까지 공직 선거를 치르는 동안 제3 지대나 진보 진영 간판을 달고 출마한 적이 없는 '의리 맨'들이다.
고(故) 이완구 총리와의 인연도 돈독한 것도 같다. 김 지사는 이 전 총리 충남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이 시장은 이 전 총리와 동향이며 '리틀 이완구'로 불리기도 했다. 충청 정치인 중에는 드물게 직설적인 언변으로 복싱 선수로 치자면 인파이터 기질을 갖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시·도지사 취임 뒤에도 이들은 찰떡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막판이었던 지난해 말에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공동으로 주장하며 정치권에 이슈를 몰고 오기도 했다. 이 시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필요성을 주장하며 김 지사가 실·국회의에서 이를 받으며 힘을 실은 것이다.
김 지사와 이 시장은 또 서울 마포(대전), 서울역(충남)에 각각 소재했던 서울 사무소를 합쳐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공동 사무소를 운영키로 했다. 충청 현안이 대전과 충남 경계를 넘나드는 사안이 많은 만큼 공동 대응 필요성에 둘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처럼 '케미'가 잘 맞는 이 시장과 김 지사가 26일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 자리는 충청권 4개 시·도가 윤석열 정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를 상대로 현안 사업을 건의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는 자리다.
김 지사와 이 시장은 이날 공개 모두 발언과 비공개회의를 통해 여당에 어필할 기회가 있다. 대전과 충남은 3년 전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로드맵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탓에 아직 이 정책에 대한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세종의사당 국회규칙 제정, 충청권 광역철도와 충청권 지역은행 설립 등 충청권 메가시티 실현을 위한 다른 충청권 공통 현안도 즐비하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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