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토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2023년 5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5.1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대비 4.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이며, 작년 4월(117.0) 이후 13개월 만에 다시 110을 넘어섰다.
수도권 주택매매 심리지수는 지난 2월 8개월 만에 100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4월 110.3에서 117.3으로, 경기는 같은 기간 110.8에서 115.8로 상승했다. 인천도 103.6에서 105.8로 올랐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지수가 100보다 크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수도권 청약 열기도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청약경쟁률은 82.2대 1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청약 미달률은 0%다. 청약 미달률은 청약 미달 가구 수를 전체 공급 가구 수로 나눈 값이다.
지방도 매수심리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지방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8.4로 4월(105.3)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충남 오름폭이 눈에 띄었다. 세종은 4월 120.8에서 127.3으로 올랐다. 충남은 108.0에서 117.5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분양 적체가 심하고 청약 미달이 지속되고 있어 아직 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1356가구다. 이 중 지방 미분양은 5만9767가구로 전체의 83.8%를 차지한다. 청약 성적도 부진하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경기가 42.8대 1인 반면 충남은 미달됐다. 청약 미달률은 충남이 64.3%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지방이 높았다. 대전은 5월에 청약이 없었다.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고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과 '노후 신도시 특별법' 등 각종 규제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소 풀렸다. 하지만, 입지와 정주 여건이 좋은 수도권은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지방은 아직 잠잠한 상황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 스러운 분위기"라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은 입지 조건이 뛰어나지 않으면 공급을 하지 않는 자정작용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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