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재갑 의원(해남완도진도 사진 오른쪽)이 12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쳐 |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안 된 가운데 이를 충청권 주민들이 미리 마셔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날 발언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정부와 여권 인사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의원은 "조금 전 김성주 의원님 질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총리님 마실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거론했다. 이에 한 총리가 "마시겠습니다"라고 하자 윤 의원은 "제안을 드리겠다"고 이어갔다.
그는 "총리님만 드시면 안 되고 연로하신 분들이 드시면 안 되니까 총리님 직계 가족하고 성일종 의원님하고 직계 가족하고 서산 태안 지역구 주민들하고 같이 드시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서산시와 태안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소속 재선의원이다.
윤 의원이 성 의원을 거론한 이유는 얼마 전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TF'가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성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이른바 '괴담'이 아닌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성 의원은 해당 TF 위원장이다.
충청권에선 이날 윤 의원 발언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을 고려치 않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서산 태안에도 바다가 있고 서산 어리굴젓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의원이 국회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뜻으로 마실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얘기했지 않느냐"라며 자신의 발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서산 태안 지역 주민들이 성 의원을 (21대 총선에서)국회의원으로 만들었지 않느냐"라면서 "(이날 발언엔) '다음에는 성 의원을 뽑으면 안 되 겠다'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의원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해군 장교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첫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한편, 성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윤 의원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품격이 없어서 얘기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쏘아 부쳤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의원에 대해 반격했다. 성 의원은 "윤 의원이 서산태안 주민들에게 막말을 했다"며 "과학을 정치로 이용하려 하지 말라. 민주당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죄 없는 서산 태안 주민까지 공격하는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경고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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