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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국회 탓을 하며 예산 편성에 뒷짐을 쥐면서 이에 대해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세종갑) 의원에 따르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지난달 말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1715억 원 규모의 2024 회계연도 예산요구안에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 내년 정부 예산안에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이 책정될지 아니면 누락 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각 부처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한 뒤 통상 9월 초를 전후해 국회에 2024년 예산안을 제출하기 때문이다. 아직 정부가 숙고할 시간이 남아있긴 한 것인데 충청권의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국회와 함께 세종의사당 건립 주체인 행복청이 이를 위한 마중물인 예산 책정에서부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국회 이전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해마다 국회 전체 이전을 전제로 예산을 확보해왔다"며 "인제 와서 세종의사당 건립사업 계획이 미정이라고 예산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 추진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충청권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보탰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3년 예산안에도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을 단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건립보상비 700억 원이 책정됐지만, 막판 계수조정을 거치면서 이마저도 반 토막 나 최종 350억 원을 가까스로 확보 할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세종의사당 조기 건립을 약속했지만 정작 정부 출범 뒤에는 예산 확보를 주저하면서 속도전을 위한 동력 공급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충청권에서 나온다.
행복청은 세종의사당 이전 상임위 등을 정하는 국회 규칙이 제정되지 않아 내년 예산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이번에 요구한 내년도 예산안에 세종의사당 건립예산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국회규칙이 제정되지 않아 사업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총사업비가 최초 등록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규칙 제정과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총사업비 변경 등 재정협의 절차를 거쳐 예산을 추가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는 오는 9월 이전에라도 국회규칙이 제정돼 재정 당국과 총사업비 변경 협의가 완료되면 정부 예산안에 필요 예산이 편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야는 현재 규칙 제정을 위해 국회 운영위 법안소위 내에 자문단을 운영하면서 사실상 총선용 수순을 밟고 있다.
충청권에선 이미 2년 전 세종의사당 설치법에 합의했고 네 차례나 용역을 거쳤음에도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선거 때 '재탕'을 노린 정략을 깔았다는 의구심이 팽배한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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