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후속대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는데 지역에서도 퇴직 간부 자녀가 '아빠 소속 근무지'에 채용됐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부산수영)에 따르면 선관위 전수조사 결과 충남도선관위 1명, 충북도선관위 1명, 인천시선관위 2명 등 모두 4명의 퇴직 공무원 자녀가 각각 부친이 근무하는 광역 시도선관위에 경력으로 채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친은 앞서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간부 6명 외에 추가로 전수조사에서 자녀 채용이 드러난 4급 공무원들이다.
충북도선관위 간부 자녀는 2020년, 충남도선관위 간부 자녀는 2016년 각각 부친 소속 선관위에 뽑혔다. 인천시선관위에선 간부 2명의 자녀가 각각 2011년 7급, 2021년 8급으로 경력으로 채용됐다.
여권 안팎에선 박찬진 전 사무총장이나 송봉섭 전 사무차장의 자녀의 경우 부친이 근무하는 곳이 아닌 지역 선관위에 채용됐지만, 이들의 자녀는 부친 소속 시도 선관위에 직접 들어갔다는 점에서 특혜 정황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면접 등 과정에서 부친 영향력이 쉽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선관위는 퇴직자를 상대로 추가 자체 감사를 진행한 뒤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기간과 범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는 5일 국정조사 관련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단 국민적 공분이 큰 사안인 데다 청년층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정 채용'이 논란이 된 만큼 국정조사 실시 자체에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각론에선 입장차가 크다.
국민의힘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앞서 논란이 된 '북한발 선관위 해킹 시도'에 대한 국가정보원 보안 점검 거부에 대해서도 국정조사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는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 의혹이 아닌 다른 부분으로 범위를 넓히려는 배경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 길들이기 의도'가 깔려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여야의 대치전선은 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의혹을 계기로 노 위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민주당은 "노골적인 선관위 장악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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