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일대 빌딩들 |
정부 로드맵 발표 시기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지자체별 백가쟁명식 유치논리로 이해관계 충돌이 첨예, 자칫 정책 시행을 미루는 빌미를 주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충북충주)은 충북도와 충주시와 공동으로 5일 국회에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충북유치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중부내륙지역이 그동안 공공기관 이전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국가발전 정책에서 소외돼 있었던 만큼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선 충북과 충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 의원실을 통해 "수도권과 연안중심의 국가성장 전략으로 인해 충북을 포함한 중부내륙지역은 각종 수혜에서 소외돼왔다"며 공공기관 충북이전 의지를 다졌다.
공공기관 제2차 이전을 촉구하는 비수도권 목소리는 이뿐만 아니다. 기초지자체나 광역지자체 가릴 것 없이 저마다 다른 유치 명분을 내세워 정부의 배려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충남 공주시 등 충청권 9개 지자체를 포함한 전국 18개 시·군은 기존 혁신도시가 아닌 비(非) 혁신도시·인구감소 지역에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 회견에서 "(기존)혁신도시로의 이전은 원도심과의 연계 효과 부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증가에 제한적인 효과밖에 달성할 수 없었다"며 기존 정부정책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2차 이전은 혁신도시가 아닌 인구감소지역으로 이뤄져야 지방 인구소멸과 원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년 전 제2기 혁신도시 '막차'를 탔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이른바 '무늬만 혁신도시'인 충남도는 이른바 '드래프트제'를 통한 공공기관 우선 배치를 정부에 줄기차게 촉구하고 있다. 세종시 건설을 이유로 1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서 소외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 대한 우선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 골자다.
김태흠 지사는 이런 내용을 지난해 10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윤석열 대통령에 건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당시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지자체 간 유치전 과열이 자칫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조기 가시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자체별 유치 경쟁 과열을 이유로 정책 시행시기를 차일피일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권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중도일보와 만나 "지역별 유치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올 상반기 로드맵 제시를 예정했지만,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순 없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총선 전 기본계획이 발표됐을 경우 이에 소외됐거나 미진한 지역의 반발로 전체 판세가 출렁이는 변수는 피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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