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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정국이 열릴 경우 전(前) 정부 초까지 논의되다 지금은 동력을 잃은 행정수도 개헌에 대한 정치권 논의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개헌의 시기와 범위에 대해선 이견이 커 행정수도 개헌이 논의테이블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충청권의 역량 결집이 시급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5·18정신 헌법 수록은 대선 당시 여야 할 것 없이 약속했던 대국민 공약이었다"면서 "다음 총선에서 원포인트 개헌으로 광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단 약속을 반드시 지키자고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정치권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이에 가세했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얼마 전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위해 국회에 정부에 원포인트 개헌을 공동 제안키로 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범위에 대해선 민주당 주장과는 다르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자 우리 당이 가진 입장으로 잘 실천해 나가겠다"면서도 개헌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실천적 방안을 잘 강구해 나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내년 총선 때 개헌을 해야 한다는 민주당 주장과 결이 다른 것이다.
앞서 윤재옥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 의총 뒤 언론과 만나 "87년 체제 이후 개헌이 필요하다고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을 종합적으로 처리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야권의 원포인트 개헌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가 각론은 달리하지만 전체적으로 개헌에 공감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충청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개헌 논의가 시작된 이상 내년 총선이 다가올 수록 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거세질 수 밖에 없고 결국 여야가 논의테이블에 앉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럴 경우 5·18 정신 수록 뿐만 아니라 권력구조 개편, 국민 기본권 등 여러 개헌 의제가 분출될 수 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행정수도 개헌 역시 관철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행정수도 개헌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한때 불이 붙은 바 있다.
'대한민국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한다'는 헌법 명문화와 '수도는 법률로서 정한다'라는 법률위임론 중 문 전 대통령은 후자(後者)를 택해 2018년 3월 자신이 발의한 개헌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반대로 개헌이 무산되면서 행정수도 헌법 수록을 위한 동력도 상실됐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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