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당. |
공백 기간이 1년을 넘기고 내년 22대 총선까지 다가오면서 조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기적으로 위원장 인선보단 총선에 나설 적합한 선수를 찾는 게 중요하단 주장도 만만치 않고 중앙당의 계획도 현재로선 불분명해 위원장 공백 사태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7개 당협 중 대덕구와 유성구갑은 현재 위원장이 공석이다. 애초 대덕구는 당시 정용기 전 국회의원, 유성구갑은 장동혁 전 부장판사가 위원장이었다. 두 사람은 제8회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 출마를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당협위원장의 사퇴 시한을 2022년 4월 1일로 못 박았다.
위원장 공백은 그때부터였지만, 1년 이상 장기화가 될지는 예상치 못했다. 대덕구는 정용기 전 의원이 지방선거 이후 당협위원장 공모에 다시 응하면서 조직이 정리되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그가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판이 뒤집혔다.
유성구갑은 무주공산이 됐다. 장동혁 전 판사가 보령·서천 국회의원 보궐 출마로 지역을 떠난 뒤 빈 위원장 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중앙당은 '적격자 없음'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두 곳 모두 위원장 공백이 1년 이상 장기화에 접어들었다.
당내에선 우려가 적지 않다. 지역조직을 책임지는 당협위원장 공석이 1년 이상 이어지고 당장 내년 4월에 치르는 22대 총선까지 다가오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위원장이 공석인 대덕구와 유성구갑은 소속 시·구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을 관리하고 있지만, 한계는 있다"며 "위원장 자리가 오래 빌수록 당원들의 결속력이나 충성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현실론도 있다. 총선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당장 위원장 인선을 서두르기보단 총선에 나설 적합한 '선수'를 찾는 일이 더 중요하단 얘기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인사는 "이제는 선거전에 곧바로 투입돼 뛸 수 있는 준비된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 섣불리 위원장을 앉혔다간 추후 당내 공천 과정에서 불필요한 경쟁이 생길 수도 있다. 위원장을 당장 뽑는 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앙당에서도 뚜렷한 계획은 없는 분위기다. 이은권 시당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신속한 조직 정비를 요청하고 있지만, "기다려 달라"는 입장만 되돌아오고 있다. 당내에선 7월 초로 예상되는 당무감사 이후 사고 당협을 포함한 전체 당협의 대대적인 정비를 예측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덕구와 유성구갑 당협위원장 공백에 대한 대책을 요청하고 있지만, 중앙당이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라 우리도 난감하다"며 "지금으로선 구체적인 일정을 말할 수 없지만 내년 총선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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