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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민주당을 향해 '부정부패 정당'이라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며 도덕성을 공격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의원 전수조사'카드로 압박하면서 냉랭한 기류가 형성됐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을 가리켜 "이미 부정부패 정당이 돼버린 탓인지, 이를 지켜보기만 할 뿐 제대로 된 대응도 안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 본인이 권력형 부정부패 혐의로 검찰과 법정을 오가는 신세인지라 김남국 의원에 대한 사퇴 요구를 주저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이어 "혹시 이 대표 자신도 김 의원 코치에 따라 코인 투기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조차 궁금하다"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재차 거론하면서 김 의원이 이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에서도 비난의 화살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도 바로 반격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보기에는 김기현 대표나 그 측근들이 좀 많이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긴 하다. 그런 얘기하는 걸 보면"이라며 김 대표를 겨냥했다. 또 "우리가 제안한 대로 여야 의원들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기를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전수 조사 카드는 여당에 대한 압박용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으로 국회의원 대상 '코인 보유 전수조사' 주장이 분출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김 의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에 실시하자는 기류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남국 의원은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 중에도 코인 거래를 한 의혹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 "상임위 시간 내냐, 시간 외냐를 떠나서 제가 너무 잘못했다"며 "많은 국민과 동료 의원들, 당원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두말할 여지 없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인 거래를 둘러싼 '에어드롭'(무상지급),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등에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금까지는 자제했지만,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에는 강력하게 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 탈당과 관련해서는 "법적인 책임과 정치적·도의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며 "제 문제로 당에 누를 끼치는 걸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탈당해서 모든 의혹을 홀로 광야에 서서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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