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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공항은 탄탄대로인데 반해 충청권은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히면서 충청 홀대론이 나오는 것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뜨겁게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차단막을 치면서 사업의 정상적인 계속 추진에 방점을 찍은 반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충청권 푸대접이 도를 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날 개최된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결과가 확정됐다. 경제성인 비용 대비 편익(B/C)은 기준치인 1에 못 미치는 0.81로 분석됐고 종합평가(AHP)는 0.5 미만으로 나왔다. 사업비는 532억원(여객터미널·계류장 신설 등)으로 추산됐다.
서산공항 건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국정과제에도 반영된 것인데 정부의 예타에서 발목이 잡힌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 신공항과 광주 군공항 이전 등 두 개 사업 합쳐 20조 가까이 소요되는 사업의 경우 특별법 제정과 예타 면제로 순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500억 원 남짓한 서산공항 사업이 탈락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충청권 푸대접, 대선 공약 파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점을 의식한 한 듯 정부와 여당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항공 네트워크 확대'와 지역공약 이행을 위해 서산공항 사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사유를 자세히 분석해 향후 추진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당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서산태안)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는 사실상 기재부 산하 'SOC 분과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인데, SOC 분과위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외부 민간전문위원들로 구성돼 있어 이번 결과는 정부의 사업추진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려진 결정"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서산공항 건설은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반드시 서산공항을 개항시킬 것"이라고 보탰다.
하지만 민주당의 시각은 다르다. 육사 논산이전이 장기과제로 분류되며 사실상 조기 가시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서산공항 역시 같은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모습이다.
복기왕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대구 또는 광주공항이 비용 대비 편익 분석을 따져 예타를 진행했다면 통과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영·호남은 예타 면제 길을 열어주면서 천문학적인 국고를 지원해 주는 데 반해 충청권은 500억 원 남짓한 사업에 대해서 예타 운운하면서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명백한 충청 홀대"라고 핏대를 세웠다.
이어 "문재인 정부 때 사전타당성 조사를 했을 때 B/C가 1.75가 나왔던 사안을 대통령이 바뀌면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했던 박수현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어느 때보다 예타 통과를 기대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충청인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허탈감은 크다"며 "20조 원이 되는 영·호남 공항은 되고 우리 지역 공항은 안 된다는 것은 명백한 충청 홀대"라고 비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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