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경우 생애 첫 주택구매자가 7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구매한 사람은 6만810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법원등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2019년 1분기 이후 3년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 활황이던 2021년 1분기 14만896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이 시작된 지난해 8만766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시는 3554명에서 721명으로 약 70% 가까이 줄었다.
대전은 올해 1분기 2768명, 충남 4698명, 충북은 1536명이 생애 첫 주택 구매를 했다.
서울 지역의 감소세가 컸다. 서울은 지난해 1분기 1만2135명이 집을 구매를 했는데, 올해 1분기는 5172명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가운데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53.3%)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여전히 매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40대는 2012년 1만7359명보다 높은 1만7960명이 집을 샀지만, 10년 내 최소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해 대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혜택을 정책으로 내놨지만, 역부족이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살 땐 담보인정비율(LTV) 8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해주는 등의 혜택이 있다. 정부는 소득이나 집값과 관계없이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취득세 200만원을 일괄 감면해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생애 첫 집 매수자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것이라 분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금리 인하로 방향이 전환되지 않는 한 내 집 마련 실수요가 증가하기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 한 관계자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혜택이 많아도 고금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더욱이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섣불리 매수를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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