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당 안팎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거취 정리 압박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언론과 만나 "선당후사(先黨後私)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을 내렸다"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에게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이 있지만 조사나 과정에서 성실하게 이 문제를 밝혀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국민 여러분과 지역구, 당에 이런 물의를 일으킨 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의 하나는 결국은 검찰의 정치공세의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된다.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앞서 국회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아쉽고 안타깝다. 끝까지 같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결단에 감사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본인들이 당을 위해서 결단하신 거니까 그렇게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이정근 전 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한 불법 자금 9000여만 원을 당내에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두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어왔지만,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내년 총선 악재라는 점에서 당내에서 거취 정리 압박이 점점 거세지자 결국 탈당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의 물밑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민주당은 돈봉투 의혹 사태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박광온 원내대표 주도로 이날부터 '쇄신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당 혁신방안을 집중 논의키로 했다. 당 소속 의원대상 심층 설문조사 및 대국민 여론조사, 심층 토론 등을 통해 최종 쇄신 보고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쇄신 의총 전 과정은 민주당의 집단지성을 통한, 정말로 국민이 바라는 쇄신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당의 근본적인 쇄신부터 정치 쇄신까지 폭넓게 논의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야말로 '새로운 민주당,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린다'는 각오로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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