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대전·충남 시중은행 저축성예금 잔액은 1년 전보다 20%가량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전의 경우 2월 저축성예금은 2조 3700억원 증가한 42조 7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8.1%나 증가한 수치다. 저축성예금이 42조원을 돌파한 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4월 이후 최대치다. 2022년 11월 사상 최초로 40조원을 돌파한 저축성예금 잔액은 같은해 12월 37조원으로 줄어든 이후 1월 다시 40조원을 회복했으며, 2월 들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충남도 예·적금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충남의 2월 저축성예금 잔액은 9685억원 증가한 26조 4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나 확대됐다. 충남은 2022년 11월 27조 7034억원으로 최대치를 달성한 뒤 같은해 12월 26조 1564억원, 올 1월 25조 4997억원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재차 26조원을 뛰어 넘으며 증가 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반면, 언제든 통장에서 빼서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대전·충남 모두 감소세다. 대전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2월 말 현재 8조 82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6% 감소했다. 충남도 8조 34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성예금 잔액이 증가하고 요구불 예금이 줄어든 데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지역민들의 예·적금 가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소비가 늘었지만, 여전한 고금리·고물가에 대출금을 줄이고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 부진이 거듭되면서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탓에 안전자산인 예금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전·충남 대출 잔액은 연일 하락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까지 고공행진한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전의 2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30억원 감소한 18조 8127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1월 1236억원 줄어든 이후 2월에도 하락세가 다소 둔화하긴 했으나 마이너스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충남도 2월 가계대출 잔액은 740억원 감소한 17조 59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1월 1146억원 감소한 이후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적금 잔액 증가는 고물가와 더불어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데 따른 안전자산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안전한 자산 운용을 위한 저축성예금 가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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