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명 가치 입히기 어떻게 봐야 하나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아파트 단지명 가치 입히기 어떻게 봐야 하나

지역명, 건설사명, 브랜드명, 펫네임까지 길어지는 명칭

  • 승인 2023-04-25 17:08
  • 신문게재 2023-04-26 5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PYH2020061709590006300_P4
아파트 단지명으로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커지면서 행정구역과 다른 명칭을 사용하거나, 이름이 길어지고,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이를 놓고 아파트는 주민들의 사유 재산으로 이름에 따라 고유성과 재산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무분별한 외래어 남발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긴 명칭, 지역 혼돈 등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작명 방식에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아파트 이름은 지역명, 건설사명, 브랜드명, 펫네임 등을 넣어 짓게 된다. 펫네임은 공원 근처이면 '파크뷰', 숲이 있으면 '포레', 학군이 좋거나 학원이 많으면 '에듀', 중심가이면 '센트럴' 등으로 표현해 입지를 강조하려고 붙이게 된 것이다. 아파트 명칭으로 인해 가격이 달라지는 현상을 경험하자 아파트 이름이 두자릿수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고, 실제 입지보다 더 상급 아파트로 짓고 싶은 욕심에 옆 동네 지역을 붙이는 등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대전 유성구 용산동의 아파트는 '호반써밋 유성 그랜드파크'다. 아파트 이름에 지역명, 건설사명, 브랜드명, 펫네임을 모두 넣어 작명했다. 대전 도마변동11구역에 재건축 중인 아파트는 대전 호반써밋 그랜드 센트럴이다.



대전 동구 용운동 아파트는 'e편한세상 대전 에코포레',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에서 가장 처음으로 입주한 8구역은 '도마e편한세상 포레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입지보다 더 상급지로 인정받기 위한 이름 짓기도 있다. '둔산'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한 명칭 사용이 대표적이다. 대전 지역에서는 부동산 1번지로 둔산지구가 꼽힌다. 이에 둔산동이 아닌 인근 동에서도 둔산 명칭을 쓴 아파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탄방동의 재건축된 아파트는 '이편한세상 둔산'을 명칭으로 쓰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서구 용문동1·2·3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둔산 더샵 엘리프'도 용문동인데 둔산 지명을 사용했다.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인 탄방동1구역(숭어리샘) 재건축 아파트 명칭은 '둔산 센트럴 자이'다. 유성구 가정동에 자리잡은 도룡포레미소지움 아파트도 인접 동인 '도룡동'을 명칭에 사용했다.

한발 더 나가 2010년에는 인근 둔산동보다 아파트 값이 터무니없이 싸다는 이유 등으로 삼천동이 둔산 3동으로 동명을 바꾼 경우도 있다. 삼천은 대전의 3대 하천인 대전전, 유등천, 갑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라는 대전의 역사와 의미를 가진 명칭이다.

가치 상승을 기대해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다. 최근 세종시 나성동 '나릿재1단지 리더스포레'는 시공사인 한화건설의 '포레나' 브랜드를 사용해 '포레나 세종'으로 단지명 변경을 추진했다. 나릿재마을의 현 브랜드는 지난 2017년 12월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적시된 '세종 리더스포레'다. 하지만, 1단지는 시공사로 참여한 한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네임이 2019년 8월 '꿈에그린'에서 '포레나'로 변경되면서, 입주민들이 명칭 변경에 나섰지만, 건설사가 브랜드 변경에 따른 사용료를 요구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근 서울시가 너무 길어 외우기도 어렵고 무분별한 외래어가 남용되고 있는 현재 아파트 명칭을 아름답고 부르기 편하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대전시는 '개인 재산'이라면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두지 않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명칭을 정하는 것까지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외국어로 도배된 명칭과 긴 이름으로 인한 불편함, 지역에 대한 혼선 등은 자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