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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날개를 달고 있는 영호남 현안과 달리 충청 현안은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각각 상대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공방을 벌일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과,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을 가결됐다. 예타 면제 등 정부의 행정· 재정적 지원 근거를 담아 여야는 각각의 정치적 기반인 영호남에 '선물'을 안긴 것이다.
반면, 충청의 '하늘길'인 서산공항은 또다시 좌초위기에 놓여 대조적이다. 서산공항은 환황해권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군 공항을 민간공항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기존 활주로 등 인프라를 대부분 활용하고 터미널만 새로 짓는 것이다. 정부 예타 결과가 27일께 나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실화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 전국 공항들이 줄줄이 적자가 난다는 이유로 서산공항 신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TK신공항 건설(12조8000억 원) 광주 군공항 이전(6조 7000억원)엔 훈풍이 부는 데 500억 원밖에 소요되지 않는 서산공항은 경각에 달린 셈이다.
충청홀대론이 나오는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영호남 현안 입법에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여야가 속도를 내면서도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인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에는 똑같이 뒷짐을 쥐고 있는 것이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참여한 국회 운영위 법안소위는 지난달 22일 세종의사당 이전 범위를 정하는 국회 규칙 제정엔 팔짱을 낀 채 뜬금없이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키로 했다.
당장 올해부터 총사업비 책정 등 실제 건립을 위한 과정에 돌입해야 해 국회 규칙 제정이 시급한 데 이미 증명된 바 있는 세종의사당 건립 효과 등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충청권에선 정치권의 전형적인 '시간 끌기' 구태로 세종의사당 이슈를 내년 총선용으로 다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충청홀대론은 금강벨트 판세를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충청을 푸대접하고 있다며 대여공세가 예상되며 국민의힘은 전(前 ) 정부 및 거대야당 책임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서산공항에 대해 민주당은 '충청 무시'를 넘어 윤석열 대통령 공약 파기 프레임으로 여당을 몰아세울 것으로 보이며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 경제성이 입증됐으면서도 제대로 힘을 싣지 않았다는 점을 고리로 역공에 나설 태세다.
세종의사당 국회규칙의 경우 국민의힘은 야당이 절대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할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의지 부족을 문제 삼고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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