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선수라는 꿈을 놓치기 아쉬워 입단테스트를 중국 2부리그 프로축구팀 단둥 텐웨FC으로 입단하게 됐다.
한국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 태어난 아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감기를 걸려도 매일매일 16년동안 축구공을 만졌다.
축구가 너무 좋아서 언어의 장벽쯤이야 아무것도 아닌 것 아닌가 싶었고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지 신기하고 대견하고 정말 궁금해서 아들한테 물어봤다.
"엄마도 한국말이 하나도 모르고 한국에 오셨는데 한국 사람처럼 잘 살고계시잖아요? 엄마가 해냈으니 나도 잘 할수있겠지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본하고 비슷하게 보인 한국이였지만 막상 살아보니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26년전 울며 지냈던 그때가 생각이났다.
그런데 그 엄마의 모습을 보고 성장한 아들에게는 해외무대에 도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니, 나는 한국에 와서 힘들었던 기억들이 싹 다 깨끗이 사라졌다.
또 아들의 용기를 얻기에는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존재가 정말 컸다.
4남매를 키우며 예체능교육비를 부담하기가 너무 어려워 아들한테 축구를 그만두라는 말을 몇 번 했는지 모르겠다.
아들의 귀에는 부모의 말이 들릴 틈이 하나도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센터에서 후원기업과 수차례 연계해주시고 그 따뜻한 손길 덕에 대학 졸업까지 축구부 선수 신분으로 마음껏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학생이 아닌 책임이 따라오는 축구선수가 된 아들은 중국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보답을 드리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노은서 명예기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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