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사진 가장 왼쪽)이 27일 세종의사당 국회규칙 심사를 진행하는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소위 회의장 앞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국회 규칙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
최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소위가 열린 국회 본관 318호실 앞에서 '미래전략수도 완성의 시작점,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 규칙안 제정에 힘을 모아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등장했다.
그는 회의장에 입장하는 여야 의원들을 만나 관련 내용이 담긴 인쇄물을 전달하면서 "560만 충청인들의 염원"이라면서 여야 의원들에게 국회 규칙 처리를 주문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법안소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간사 진성준 의원 등은 간곡한 부탁을 하는 최 시장에게 "잘 알겠다", "네" 등 답변을 한 뒤 회의장에 입장했다.
운영위 법안소위 소속인 장동혁 의원(보령서천) 역시 최 시장으로부터 국회 규칙 시급성을 설명받고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법안소위 회의 시작 직전까지도 "세종의사당 조기 건립을 위해 국회 규칙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대야당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시장은 "절대다수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다른 법안의 경우 잘도 밀어 부치면서 유독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에는 뒷짐을 쥐고 있다"며 "운영위 법안소위도 민주당이 과반으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국회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홍성국, 강준현 의원 등에도 먼저 운영위 현장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같이 국회규칙 제정을 촉구하자고 건의했지만 참석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준현 의원(세종을)은 중도일보와 통화에서 "최 시장을 최근 만났는데 운영위 법안소위 현장에 같이 가자고 말을 한 적이 없다"면서 "자문단 구성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의도적으로 세종의사당 건립을 지연시킬 의도"라고 발끈했다.
한편, 다음달 각각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원내 지도부 교체를 앞둔 여야는 이날 운영위 법안소위에서 국힘 송언석,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 체제에서 계류 중인 법안 300건 가운데 100여 건을 추려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정된 모든 법안에 대해 의결 여부를 떠나 한 번씩은 심사를 진행한다는 예정으로 이날 늦은 밤까지 소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올해 초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출한 세종의사당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도 94번째 법안으로 포함돼 있다.
이날 법안소위에서 국회 규칙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면 의사일정에 따라 약간 유동성은 있지만, 빠르면 4월 국회 본회의 통과가 점쳐진다. 이럴 경우 올해부터 총사업비 책정 등 실제 건립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국회규칙 제정이 무산될 경우 언제쯤 다시 운영위 법안소위가 열릴지 오리무중으로 자칫 세종의사당 건립이 장기표류할 우려가 제기된다. 또 충청 핵심현안에 대해 여야가 내년 총선용으로 악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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