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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국가발전 백년대계이자 충청 핵심 현안이 삐걱대고 있는데 지역 정치권의 무기력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회 국토위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영남 핵심 현안인 대구·경북 신공항특별법을 여야 합의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군 공항 이전 비용 부족분을 국비 지원, 신공항건설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 종전 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인허가 의제 등 내용이 담겼다. 빠르면 이달 안에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입법화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도 핵심 현안 입법이 가시화되고 있다. TK 신공항특별법과 '쌍둥이 법안'으로 불리는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도 무난히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방위 법안소위는 다음달 4~5일 이 법안을 심사할 예정인데 앞서 여야는 지역 간 유불리 없이 동시 통과시키기로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어서다.
집권여당 국민의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과 거대 제1야당 본산인 호남이 각각 공을 들여온 사안에 대해 여야가 전폭 지원사격으로 화답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최대 유권자가 살고 있는 수도권 역시 최근 국회에서 '선물'을 받았다. 지난 22일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지방 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이른바 지방시대위원회 설치법이 그것이다.
이 법안은 지방시대위원회 설치는 물론 전국 각지에 기업 유치를 가속화 할 기회발전특구 지정 내용이 담겼다. 당초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는 기회발전특구에 '수도권이 아닌 지역'이라는 제한 규정이 있었다.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이 내용이 빠져 수도권도 기회발전특구로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행안위 법안소위에 있는 수도권 의원 주장대로 법안이 수정된 것이다.
하지만, 충청권 핵심 현안에는 여야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뒷짐을 쥐고 있다. 국회 운영위 법안소위는 지난 22일 세종의사당 이전 범위를 정하는 국회 규칙 제정을 위해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키로 했다.
당장 올해부터 총사업비 책정 등 실제 건립을 위한 과정에 돌입해야 해 국회 규칙 제정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데 이미 증명된 바 있는 세종의사당 건립 효과 등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충청권 여론은 싸늘하다.
이미 국회사무처가 이전 규모별 기대효과를 분석한 용역 결과가 나와 있고 2년 전 세종의사당법 제정 때 위 법안소위에서 공청회를 거쳐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상황에서 '시간 끌기' 꼼수라는 비판이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내년 총선에서 세종의사당 건립에 기대 충청권 표를 받아보겠다는 정략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밖에는 해석이 안 되는 대목이다.
무기력한 충청 정치권의 대응도 문제다. 지역 최대 현안이 암초를 만났는데 공동 기자회견 등 관철을 위한 노력은 찾아 볼 수 없다. 영호남 등 정치권이 지역적 문제가 불거졌을 때 똘똘 뭉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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