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운동 내내 김기현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윤심에 부합하는 후보 공천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율 속에서 노동과 한일 ‘굴욕 외교’ 논란 등 대내외적인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기현 후보가 8일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대전과 세종·충남 국민의힘은 반색하고 있다.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뒷받침할 기회가 왔다는 명분에 힘이 실린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충청권 지역구를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탈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2020년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대전·세종·충남 의석수를 살펴보면 민주당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대전 7석과 세종 2석이 모두 민주당이다. 충남은 대등한 비율인데 국민의힘 5석, 민주당 5석, 무소속 1석이다. 충청권 전체로 보면 민주당 14석, 국민의힘 5석으로 사실상 제21대 총선은 국민의힘의 참패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22년 대권과 지방권력을 석권해 재기에 성공하면서 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윤 대통령 임기 1년 내내 지지율이 시원찮은 데다, 각종 대형사고를 비롯해 노동계와의 갈등, 굴욕적인 한일 외교 논란 등 대형 변수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이 터닝포인트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첫 출발은 불안했지만, 이른바 대전과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윤심의 든든한 지원 속에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며 내년 총선을 향한 동력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와 국회 다수의 힘을 대표 지키기에 썼다는 비판 등은 김 대표에게 내년 총선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당장 대전은 장기간 공석인 당협위원장 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유성구갑에는 지역에서 활동해온 인사보다는 제3의 인물이 내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덕구는 정용기 전 당협위원장의 복귀가 유력시되지만, 지난해 하반기 시작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직을 1년 전후로 내던져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아 두고 봐야 한다.
세종은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제21대 총선은 세종갑 56.4%, 세종을 57.9% 등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제19대와 제20대 총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충남은 여야 균형이 팽팽한 곳이다. 총 11석인데, 현재는 5대 5 동석이고, 제20대는 5대 6, 제19대는 6대 3 구도였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집권 3년 차인 내년 4월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심판론이 변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윤심과 당심, 민심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공천이 가장 중요한데 자칫 내분으로 인해 분열된다면 집권 후반기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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