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 |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시세차익 얻을 기회가 사라진 데다, 일반 예금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대전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 가입자 수는 84만43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점을 찍은 지난해 5월(87만7099명)보다 3만2746명 줄었다.
8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4% 빠지면서 꾸준히 유지하던 85만 명도 무너졌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보이던 2020년 9월(85만2335명)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3분기(1~9월)까지 87만여 명을 넘어섰던 대전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4분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빠졌다. 10월 86만6566명으로 감소하더니, 11월에는 85만9796명, 12월 85만0490명으로 줄었다. 이 기간 매달 평균 7000~8000여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다.
이날 현재 청약통장 1순위는 59만7475명, 2순위 24만6878명이다.
잇따른 청약통장 해지는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이 가장 크다.
예전의 경우 주변 아파트 시세가 밑바탕이 돼 기대수익을 바라봤지만, 고금리와 분위기 침체 등으로 미래가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한때 로또 당첨으로 불렸던 청약은 집값이 하락하면서 수요자의 기대 심리를 끌어 내렸다"며 "특히 지난 하반기부터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당첨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는 당장 내 집 마련보다 높은 금리를 보장해주는 통장으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청약통장 해지자가 급증하고 있다. 7개월 만에 86만 명이나 감소해 청약 통장에 가입한 대전 전체 수를 넘어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860만 명에서 올해 1월 2774만 명으로 7개월 만에 86만 명이 줄었다.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연속 줄고 있다.
10년 넘게 청약통장을 유지하고 있는 한 가입자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매월 10만 원씩 넣고 있는데 최근 집값보다 분양가가 높다 보니 청약에 대한 매력이 사라진 게 사실"이라며 "또 시중은행의 일반 예금 등과 비교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해지를 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까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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