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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감정'을 자극하면서 윤석열 정부에 '굴욕 외교' 프레임으로 대여(對與)공세를 강화한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중 '우리가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는 부분을 언급하면서 맹공을 가했다.
그는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일제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일본 굴종 외교만 재확인한 셈"이라며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머리 숙이는 비굴한 외교로는 정상적 관계 개선이 있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가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친일 본색'마저 드러냈다"며 "'우리는 힘이 없으니 일본 덕을 보는 게 맞다'고 주장한 매국노 이완용 발언과 윤 대통령의 발언은 그 인식의 궤가 같다"고 일갈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MBC 라디오에 나와 "일본 총리가 3·1절 기념사 하는 것 같았다"고 쏘아부쳤다.
정의당 역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통치자의 역사 인식이 비뚤어지면 외교전략도 파탄 난다"고 비판하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시작은 일본 스스로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반성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어제 대통령 연설 핵심은 안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선 한일 양국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며 "한일 관계는 고민이 많다 과거, 현재, 미래 등 모든 것이 함께 얽혀 있는 데 양국 국민들은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104주년 3·1일 기념식' 기념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고 강조하며 양국 협력에 방점을 찍고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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