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만약 해당 공무원이 이를 늦게 발견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해당 아동학대 사례가 전산에 입력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아동학대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바뀌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자주 발생해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정보 등을 다루는 '차세대 행복이음 시스템'이 잦은 오류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면서 아동 학대 관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지역 아동학대 현황 등 데이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면서 이를 사용하는 전담공무원들의 일 처리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6일 본보가 취재한 결과, 아동학대를 담당하는 지자체는 지난해 9월부터 보건복지부가 개통한 '차세대 행복이음 시스템'을 사용해 사례 관리 등 전반적인 아동학대 관리를 하고 있다. 차세대 행복이음 시스템은 각 지자체 복지· 아동 담당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으로 사례 관리 대상자의 모든 정보가 이 시스템을 통해 처리된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개통된 직후 시스템 먹통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그 오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오류로 인해 정기 급여를 받아야 하는 수급자들이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이뿐만 아니라 개통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지역 아동학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계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 사회복지 현장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축됐다던 해당 시스템이 오히려 자칫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동학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현황 파악이 중요하다. 이전 시스템에는 통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너무 불편하다"면서 "결국, 일부 공무원들은 접수된 신고를 하나하나 다 확인하거나, 복지부에 전화해 알아보고 있다. 아동학대는 빠른 대처가 중요한 데,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복지부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다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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