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사당 국회규칙 2월국회서도 물건너가나

22일 운영위 예고됐지만 논의 불투명
물리적시간도 부족 여야 정쟁에 찬밥
균형발전 백년대계 총선용 악용 우려

연합뉴스

세종의사당으로 이전하는 상임위 규모 등을 정하는 국회 규칙 제정이 2월 국회에서도 물 건너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규칙 제정을 위해선 여야 합의가 필수적인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을 둘러싼 강대 강 대치로 정국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처리를 위한 물리적 시간 역시 태부족한 것도 문제인데 세종의사당 건립이 여야 정쟁 탓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릴 예정이던 운영위 전체회의가 여야의 힘겨루기 끝에 열리지 못했다.

민주당은 국회서 열린 윤석열 정권 규탄을 이한 집회에 화력을 모았고 국민의힘은 애초 이날 운영위가 합의된 일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참을 예고했었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운영위에서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을 촉구할 생각이었는데 멍석이 깔리지도 못한 것이다.

여야는 22일 법안심사를 위한 운영위를 열기로 합의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이 논의가 개문발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논의가 시작되려면 운영위 여야 간사가 안건 상정을 합의한 뒤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에 회부 해야 하는 데 아직 이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 예정된 운영위조차 파행이 우려되는 뇌관이 여전한 것도 문제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추가 운영위 소집을 주장하고 있는데 국힘은 "2월 국회에서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2일 운영위가 열린다고 해도 여야가 이 사안을 고리로 격돌할 경우 제대로 된 의사진행이 가능할 지 불투명한 대목이다.

앞으로 남은 2월 국회 일정도 빠듯하다. 여야에 따르면 24일과 27일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보고와 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이 2월 국회서 매조지 되려면 이때까지 운영위 소위와 전체회의, 법사위 문턱을 잇따라 넘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여야 대치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은 3월 국회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빠르면 2028년 완공 예정인 세종의사당은 건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토지매입비 350억 원도 이미 확보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건립절차에 착수해야 하지만, 여야의 국회규칙 제정이 미뤄지면서 건립 일정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

일각에선 여야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인 이 사안을 내년 4월 총선용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