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은 선거판에서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아왔다. 그렇기에 현재 권역별로 각축을 벌이는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 민심을 확인하고 유불리 판세를 분석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는 21일 오후 2시 대전대 맥센터에서 열린다. 당초 한밭체육관 쪽으로 장소를 물색했으나, 베이스볼 드림파크 공사와 주차장 부족 문제가 맞물려 최종적으로 대전대 맥센터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번 합동연설회는 중원을 차지하고 있는 충청권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국민의힘의 의지가 드러난다.
합동연설회는 총 7번이 진행되는데, 충청권은 네 번째 순서다. 제주-부산·울산·경남, 광주·전북·전남 이후 충청으로 올라온다. 아래 지역에서 위로 향하는 방식 같지만, 충청 다음은 강원, 대구·경북, 서울·인천·경기 순이다.
경선 룰이 변경되면서 100% 당원 투표로 진행되겠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지지율 약세와 강세인 곳을 적정하게 분배해 후보들이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배려한 일정인 셈이다.
충청권 당심은 안갯속이다. '충청의 아들'을 강조했던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역적 민심이 결합해 윤심의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심이 당 대표가 돼야만 충청의 아이들이라 외쳤던 윤 대통령의 서사가 완결된다는 문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후보로 떠오른 안철수 후보의 약진, 친이준석계 후보로 다크호스가 된 천하람 후보, 정통적 보수에 힘을 싣고 있는 황교안 후보까지 그 면면을 살펴보면 나름의 한 방이 있다는 점에서 충청권 당심은 더더욱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나마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심 이동이 관측될 수도 있다. 충청권은 드러내기보다 속마음을 감추고 따라가는 선거보다는 내 의지의 한 표를 던질 질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지난 합동연설회처럼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는 것에 전력을 다하기보단 내년 총선 전략과 당 비전을 설득력 있게 내놓는 후보가 당심을 얻을 확률이 높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후보들 모두 결선 투표로 가지 않겠다는 의지가 커 보이지만, 역대급으로 팽팽한 구도다. 경선 룰 변경에 따른 변수도 다양해져서 말 그대로 해봐야 아는 싸움"이라며 "충청 당심을 향한 후보자들의 건설적인 연설을 기대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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