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주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국정 최고 책임자 의지에 따라 금융당국이 현행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과점 체제에 메스를 들이대면서 충청 숙원 해갈을 위한 공간이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최근 5대 은행이 역대급 실적으로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까지 은행의 '돈 잔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15일 비상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통신·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과점 형태를 유지하는 정부의 특허 사업"이라고 콕 집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금융당국이 5대 은행의 과점 체제 완화를 본격적으로 검토에 착수하게 된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근본적 구조개선을 위해 이달 중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은행권, 학계, 법조계, 소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부가 당장 변화를 줄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인터넷 전문은행과 함께 지방은행 설립이 유력하게 검토될 수 있을 거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존 시장 과점 체제를 깨고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데는 금융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새롭게 인가받은 신규 사업자 진출 카드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충청권 핵심 공약인 충청지방은행 설립이 최근 금융권 개혁 무드를 타고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신규 사업자 중 특화은행 한 형태로 거론되는 소상공인 전문은행이 바로 충청 지방은행 설립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처럼 금융권에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충청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역량 결집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충청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비례)은 22일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에 본사를 둔 충청 지역은행 설립을 위한 세미나를 가질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자체, 경제계는 물론 지방은행 설립과정에서 투자청 역할을 하는 대전세종연구원 등이 참여해 의지를 모을 예정이다.
한편, 특정 지역 미래성장 동력인 지역은행은 전국 6곳(부산·대구·광주·전북·경남·제주)에 달한다. 충청권과 강원권만 없는 것이다.
충청권에는 1990년대 후반까지 지역엔 충청은행과 충북은행 등 2곳에 있었지만 IMF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각 1998년 하나은행과 1999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합병된 바 있다.
지역 은행이 없는 충청권은 자금, 인재 역외 유출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4개시도는 초광역협력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충청 지역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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