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반 반짝 효과에 높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상품을 이용 중인 기존 대출자들이 갈아타기에 적극 나서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일반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내려가고 있어 흥행이 장기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선 특례보금자리론이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주택금융공사(HF)는 1월 30일 출시 이후 이달 7일까지 9일(7영업일) 동안 특례보금자리론 누적 신청금액이 10조5008억원이라고 9일 밝혔다.
1년간 공급 목표인 39조6000억원의 26.5%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출시 직후 높은 관심으로 3일간 7조원 규모 신청이 이뤄졌지만, 이후에는 하루평균 1조5000억원 수준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상품으로, 우선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이전부터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기존 안심전환대출이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데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승이 꺾이면서 메리트가 적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초반 인기를 끌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 초반 성적에는 기존 대출자들의 갈아타기가 한몫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월 30일∼2월 3일 특례보금자리론 전체 신청 건수는 3만9919건(9조3000억원)으로, 기존대출 상환이 61.7%(2만4642건), 5조5131억원 규모로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신규주택 구입은 전체의 30.6%(1만2210건)로 3조413억원 규모였다.
집값 기준이 안심전환대출보다 3억원 높은 9억원으로 높인 데다 소득 기준과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앤 점도 흥행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예상대로 우대금리 혜택은 대부분 받지 못했다. 우대금리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87.5%인 3만4923건이 0.1%포인트(p) 금리 우대가 가능한 인터넷을 통한 전자약정 방식(아낌e)이었다. 저소득청년(8.1%), 신혼가구(3.3%), 사회적배려층(2.6%) 우대금리 신청 건수는 저조했다.
특례보금자리론 흥행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주담대 금리가 연 3%대로 진입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은행채, 예금금리 등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당분간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대해 주금공은 3월부터 매달 시장금리 및 재원 상황 등을 감안해 기본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초반 흥행하면서 부동산 시장 하락폭을 다소 둔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흥행으로 주택 거래량이 다소 늘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면 하락장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