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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75년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방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날 탄핵안 가결로 정국은 급랭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전체 투표수 293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가 이 장관에게 송달된 때부터 이 장관 직무는 정지된다.
169석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당론으로 탄핵소추안 발의를 추진하고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만큼, 야3당 소속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국무위원 탄핵소추안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와 재적 의원 과반수(150명) 찬성이다.
이날 이 장관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헌법재판소는 조만간 본격적인 탄핵 심판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회가 헌재에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뒤 심리가 개시된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형사 재판의 검사 역할을 하는 소추위원이 된다. 이 장관의 직무가 판결 전까지 정지되기 때문에 헌재가 법에 정해진 심판 기간인 180일을 넘기지 않고 판결을 내리려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는 앞서 2004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헌재는 63일 만에 기각 결론을 내렸고,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91일 만에 인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날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탄핵소추안 표결 전 본회의 안건 설명에서 "이 장관은 재난 예방 및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 공직자로서 성실 의무를 위반한 책임, 국회 위증과 유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2차 가해 등 헌법과 법률 위반을 한 여러 탄핵 사유가 적시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탄핵소추안 국회 법사위 회부를 위한 안건 제안 설명을 통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 처리가 현실로 닥치자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논리와 법리를 아예 무시하고 막가파식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지 20여분만에 언론공지를 통해 "의회주의 포기"라면서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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