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쯤 마수걸이 분양을 시작으로 1만 6000여 세대가 공급됐는데, 현재까지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30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새해 들어 분양한 11개 단지 중 8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충청권에 처음 공급한 충남 서산 해미면 '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의 경우 80세대 모집에 3명만 신청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로 분양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찬 바람이 매섭다.
건설업계가 섣불리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선 지난해 분양을 예고하고도 실제 공급하지 못한 1만여 세대에 관심이 쏠린다. 그나마 이들 단지가 올해 분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먼저 분양 최대어인 탄방동1구역(숭어리샘)이 상반기 1900여 세대(조합원 물량 포함) 아파트 공급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조합 측은 2월 말 정기총회에서 선분양 전환과 사업비 허그 보증 분양 등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이규태 조합장은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적당한 시기를 보면서 빨리빨리 서둘러 하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올해 첫 분양은 '르피에드 둔산'이 3월 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둔산동 홈플러스 부지에 지하 8층~지상 47층, 전용면적 119·169㎡ 규모인 오피스텔 832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공급을 예정했던 성남동1구역 재개발 사업(1213세대), 동신아파트 재건축(224세대) 등도 올해 분양에 돌입할지 기대감이 모인다. 2022년 말 힐스테이트 선화 더와이즈를 분양한 더와이즈그룹의 문창동 2개 단지(867세대·596세대), 유천동 518세대도 관심을 끈다. 올해 신규 공급을 계획하는 금실개발 도안2-5지구도 1677세대도 있다.
다만, 대전 아파트 분양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1월 대전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52.6으로 지난해 말(64.7) 대비 12.1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평균 지수(58.7) 보다도 6포인트 낮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고금리 기조와 거래침체, 이에 따른 가격하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