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는 30일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와 스마트주택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상품 출시 이후 주택금융공사의 홈페이지와 스마트주택금융 앱 등은 수 천명의 대기자들이 몰려 접속이 원활치 못했다. 신청기한이 1년으로 길다 보니 서버 다운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많은 신청자들이 몰렸다. 출시와 함께 한꺼번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일부 시간대에 온라인 접속과 본인인증 과정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 중인 주택담보대출자들이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데다, 대출을 끼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특례보금자리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직장인 이모(45)씨는 "주택금융공사 앱과 홈페이지에서 대출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메뉴접속이 되지 않았고, 대기 인원이 몇 백명으로 오랜 시간 기다렸다"면서 "중간에 오류가 발생해 더 시간이 걸리는 등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신청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콜센터(1688-8114)는 상담원 연결이 더 쉽지 않았다. 대기 고객 안내 멘트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었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울 경우 대비해 대면접수를 진행하는 SC제일은행 영업점 창구도 분주했다. 대전의 SC제일은행 한 지점은 '오픈런'을 겪기도 했다. SC제일은행 영업점 한 관계자는 "개점 전부터 일부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면서 "젊은 세대들도 다수로 대부분 신청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고객들로 실제 접수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청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신청자 폭주로 인터넷 사이트 마비를 불러왔던 지난 2015년과 2019년 안심전환대출 신청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접수기간이 1년으로 길고, 온라인 신청을 받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특례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비교해 금리 차이가 크지 않아 흥행에 물음표가 많았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를 기존보다 0.5%포인트 낮춘 상황에서 첫날 '대란'까지는 아니지만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 돼 있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특례보금자리론의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은 변동·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 주담대로 갈아탈 수 있게 한 '안심전환대출'과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으로 1년간 한시 운영된다.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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