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보금자리론에 안심전환대출,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한 상품으로 30일 출시된다. 이 상품은 우선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시중금리보다 저렴하게 고정금리 상품을 이용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제한 없이 집값 9억원 이하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는 연 4.25∼4.55%(일반형)와 연 4.15∼4.45%(우대형)로 정해졌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연 4%대 초반까지 떨어지자 당초 계획 대비 일반형과 우대형 모두 예정보다 금리를 0.5%포인트(p) 낮췄다. 우대금리 중복 적용 시 최대 연 3.25∼3.55%까지 낮은 금리로 가능하다. 또한 3월부터는 매달 시장금리 및 재원 상황 등을 감안해 기본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다. 내집 마련 외에도 기존대출 상환, 전세금 반환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시장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급매가 쌓이고 있는 만큼 소득제한 없이 대출 한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로 매수 심리를 높인 만큼 특례보금자리론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 절벽으로 가격이 공시가격 이하로 떨어진 매물까지 나오고 있어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한 급매물 소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어 매수자와 매입자 간 간극이 있어 시장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득으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고, 주택 가격 조건만 충족한다면 5억원까지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한도가 중요한 매수자들은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 실수요자를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금리 4.5%, 만기 40년, 원리금 균등상환 조건으로 5억원을 빌리면 매월 원금과 이자를 합쳐 약 230만원을 감당해야 한다. 아직 금리가 높다는 인식이 큰 상황이다. 더욱이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이 주담대의 금리를 내리고 있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이에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6~7%대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이용자들의 '대출 갈아타기용'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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