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브리핑 나선 대통령실 최상목 경제수석 |
여야도 서둘러 난방비 부담 완화 카드를 꺼내 드는 등 진영을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최상목 경제수석 브리핑을 통해 '난방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117만6000 가구에 대해 올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이용권)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 2000원에서 30만 4000원으로 2배 인상하는 방안이 골자다.
이와 별도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 160만 가구에 대한 가스비 할인 폭도 기존보다 2배 늘리기로 했다. 대통령실이 주무부처의 대책 발표에 앞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직접 대책을 설명한 데에는 난방비 폭등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 수석은 가스요금 급등은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국제적 현상으로,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서 국가별 가스요금(세금 포함 최종 소비자가격 기준)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에너지바우처 지원 확대 등 대책의 신속한 집행을 정부에 당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당장 추경은 어려운 일이지만 예비비나 이·전용이 가능한 재원을 사용해서라도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30만 원 정도로 올려서 서민들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전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화해서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요청했다"며 "정부에서 검토 중으로, 정부 입장이 나오는 대로 당정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은 7조 5000억 원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 방안을 정부에 제안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불러 '지방정부·의회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소요되는 재원의 경우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이른바 '횡재세'를 걷어 마련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2배 인상' 대책에 대해서는 효과를 평가절하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에너지바우처 대상은 많아야 117만 가구에 불과해 고물가·고에너지 서민 대책으로는 매우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여야는 전 정부와 현 정부에 '난방비 폭탄'의 책임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난방비 폭등이 문재인 정부의 가스비 인상 방치와 '탈원전' 에너지 정책 추진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전쟁 등에 따른 경제 상황 변화를 예측 못한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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