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역사학과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열린 강좌로 진행되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스터디 수업을 듣고 있는 김춘교<사진 맨 왼쪽>씨가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
배움에 대한 열정을 이어나가고 있는 74살 김춘교(여) 씨는 매주 화요일이면 이른 저녁을 먹고 목원대로 향한다.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원문으로 배우는 역사교육을 듣기 위해서다. 햇수로 16년째 김 씨의 오랜 일상이다.
김 씨는 목원대에 입학한 적이 없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목원대 역사학과 '사기' 스터디를 알게 됐고 배움을 통한 앎이 즐거워 지속하고 있다. 스터디에는 김 씨뿐 아니라 김춘자(72)·이광규(69)·양연호(60)·한경애(58) 씨도 늦깎이 배움을 함께하고 있다.
나이나 입학 여부에 상관 없이 한 교실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공유하는 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목원대 역사학과 도중만 교수가 21년째 운영하는 '사기' 스터디는 2003년 학부생의 학업을 돕기 위해 도 교수가 자체적으로 만든 스터디다. 매주 화요일 저녁 '사기' 원문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이 시간은 학점을 받기 위한 수업이 아니라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학생들에게 인생관을 심어주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스터디는 코로나 펜데믹 2년을 제외하고는 방학이나 공휴일 없이 진행됐다. 운영 초기 청강 문의가 잇따르자 도 교수는 스터디를 열린 강좌로 문턱을 없앴다.
지난 17일 목원대 인문관의 한 강의실에서 열린 역사학과 스터디 모임에서 청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목원대 제공 |
다양한 외부인의 스터디 참여는 재학생들에게도 큰 자극으로 다가간다. 도 교수는 "그동안 스터디에 역사학과 학생 외에 목원대 교직원, 다른 학교 교수나 교사까지 많은 사람이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며 "이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도리어 역사학과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원대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늘리기 위해 지식 봉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늦깎이 청강생들의 배움을 향한 열정은 목원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된다"며 "재학생은 물론 외부인이 맘껏 수강할 수 있는 열린 강좌를 더 확대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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