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에서는 공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지만, 금리 인상 기조에 관망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가운데 공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경우는 794건으로 '가격 역전'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인 '직방'은 지난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공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경우는 1월 69건, 2월 51건 등 10월까지 70건 내외 수준이었지만,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진 지난해 11월(95건)부터 급격하게 늘어 12월에는 124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충북이 17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101건), 대구(88건), 경북(81건), 부산(73건), 경남(49건), 인천(48건), 서울(40건) 등의 순이었다. 대전은 지난해 10건이 공시가격보다 낮게 거래됐다. 대전 동구 천동의 천동주공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6일 전용면적 47.1㎡ 매물이 최저공시가가 1억 6700만보다 1200만원 적은 1억 5000만 원에 직거래가 성사됐다. 세종은 21건, 충남은 22건이 공시가격보다 낮게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트랩장은 "공시가 이하로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공시가가 재조정된다 해도 고금리가 지속 되는 한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손해를 고민해 '거래절벽'으로 이어진다. 집을 꼭 팔아야만 하는 집주인만 울며 겨자 먹기로 싼값에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데 이게 시세로 반영된다. 국토부는 최근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자 특수관계인 간 이상 고·저가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맞서 규제 완화에 지속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호재와 악재가 겹치면서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는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관망하는 분위기다. 최근 둔촌 주공을 비롯해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한숨을 돌린 분양시장도 금리 부담으로 회복세는 더디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거래 회복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 구입 부담은 높은 편"이라면서 "저금리 전환과 경기 회복 등에 대한 분위기가 감지되면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