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2일 당시 나경원 전 국회의원과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친윤(친윤석열) 대표주자 김기현 의원이 갈등 봉합을 촉구했지만 비윤(비윤석열) 주자로 낙인찍힌 나경원 전 의원과 당내 일각의 공방은 여전하다.
김 의원은 19일 나 전 의원의 3·8 전대 출마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 파열음이 이는 데 대해 "집권여당의 전당대회로 걱정을 끼쳐 유력 후보로서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요즘 당에서 싸우는 불협화음이 더 크게 들린다며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공세가 쏟아지면서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친윤계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이 먼저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연대·포용·탕평의 '연포탕 정치'를 통해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특정 계파를 배제하는 등 불공정한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이같은 갈등 봉합 시도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불협화음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다. 나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또다시 거칠게 맞붙었기 때문이다.
포문은 홍 시장이 먼저 열었다.
그는 1월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분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며 "검증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라고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이튿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夫唱婦隨)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헛된 욕망을 향한 부창부수, 자중했으면 한다"고 썼다. 현직 판사인 나 전 의원의 배우자까지 거론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나도는 나 전 의원 출마 여부와 배우자 대법관 자리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억측을 에둘러 꺼낸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즉시 발끈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나경원 전 원내대표'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홍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시장께서는 그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나 전 의원을 돕는 박종희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 홍 시장의 건물 투기 의혹 제기에 대해 "신당동의 상가 건물을 샀다 파는 과정에서 있었던 걸 얘기하는 것 같은데 그게 이제 취·등록세라든가 양도세 같은 비용을 빼면 1600만원 이득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걸 투기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런 근거 없는 마타도어(흑색선전)를 계속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간신"이라고 홍 시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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