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느낌을 '년맛'이라고 한다.
요즘은 무엇이든 쉽게 구할 수 있어 설날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는 추세이니 사람들이 '년맛' 없다고도 한다.
70,80 년대 사람들은 설을 세느라 명절 전 1개월부터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시절에는 자동차는커녕 자전거 있는 집도 많지 않았다.
필요한 모든 것은 자전거 타고 먼 곳으로 가서 사야했다.
명절 때 이웃이나 친척이 서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집마다 볶은 해바라기 씨와 볶은 땅콩 등 간식을 미리 준비한다.
달력도 설 명절 전에 꼭 사는 물건이었다.
내용이 같지만 겉면의 무늬 때문에 선택이 어려워졌다.
장보기 후 명절 먹는 것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돼지 잡는 것은 제일 인기가 많았다.
왜냐하면 평소에 먹지 못했던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가 귀한 그 때 고기 맛 날 수 있는 돼지기름도 만든다.
돼지 지방을 가마솥에 넣어 센불로 계속 구워서 나중에 기름이 녹아서 나와 단지에 담아 한 겨울에 요리 할 때마다 조금씩 넣어서 심심한 요리에 고기 맛을 더한다.
기름을 뺀 뒤 솥에 남은 찌꺼기도 몇 번의 간식이 될 수 있다.
설날 다가올수록 어른들은 바빠진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새 옷을 해주느라 재봉틀 밟고, 할아버지는 대련을 쓰고 이웃에게 나누기도 하고, 할머니는 방 꾸미기 위해 창화를 자른다.
그리고 특별히 중요한 일은 머리 손질하는 것이다.
남성은 머리를 깎고 여성은 파마를 한다.
설전에 이발소나 미용실은 아주 바쁘고 설후에 손님이 없을 수도 있다.
설날(중국은 음력12월 마지막 날) 밥에 물만두를 만들어 먹고 밤 12시가 지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만두는 삶고 바로 먹는 것이 아니고 먹기 전에 폭죽을 터뜨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제일 행복한 일은 어른들에게 봉투를 받는 것이다.
사는 게 어려워서 부모에게 용돈 받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이 지낸 오늘날 아이들이 새옷을 기대하지 않고 입고 싶은 데로 입을 수 있고, 설날의 밥상도 기대하지 않는다.
식당이나 마트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년맛'이 사라졌다는 말이 자주 들리기 한다.다문화명예기자 손효설(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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