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병석 국회의원, 서철모 서구청장, 박범계 국회의원. |
표면적으로는 당·정 정책간담회지만, 민선 8기 서구 출범 후부터 서구의회를 필두로 서구체육회장 선거까지 두 정당이 줄기차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구청은 설 명절 전후로 서구 국회의원들과 정책간담회를 연다. 18일 오전에는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의원을 초청해 1시간 정도 정책을 논의한 후 오찬까지 함께한다.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3선의 박범계 의원과는 별도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빠르면 19일 또는 설 연휴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민선 8기 출범 후 서구청과 서구 국회의원들의 정책간담회는 처음이다. 서구 국회의원 측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후 서구청에 만남을 요청했으나 의회 일정 등의 이유로 불발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다른 자치구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모두 간담회 열어 지역발전이라는 키워드로 당·정이 대면했던 것과 달리 서구는 8개월간 각자도생한 셈이다.
8개월 동안 서구에는 현안과 갈등이 쌓이고 쌓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많은 서구의회는 회기 초반부터 서철모 청장을 향한 견제와 함께 현안을 두고 수시로 갈등을 빚었다. 11월 회기 중 카타르 월드컵을 다녀온 민주당 최규 의원 사태, 12월 서구체육회장 선거 공방전까지 숨 가쁜 공방을 벌였다. 공격의 전면에 나선 민주당 서구의원들 모두가 박병석·박범계 의원 측 사람으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다.
갈등은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구체육회장 선거는 당선 무효와 재선거가 최종 결정됐으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당분간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간담회지만, 속내는 서철모 청장이나 박병석·박범계 의원 모두 '불편한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당이 다른 국회의원들과의 늑장 정책간담회를 하필 이 시점에 여는 이유가 궁금하다. 지난해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유일한 지역이라 세 사람 모두 만남을 두고 복잡 미묘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서구청은 만남 자체를 두고 확대 해석을 우려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통상적인 정책 간담회다. 구청 현안과 국·시비에 대해 의원들께 도움을 청하고 건의하는 자리"라며 "당이 아닌 서구 발전을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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