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활용해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인 '늘봄학교'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초등전일제 교육을 개편해 오후 8시까지 방과 후 교육 활동과 돌봄을 제공하는 게 주된 골자다. 유치원·어린이집보다 일찍 끝나는 초등학교 1학년의 돌봄 공백을 메우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올해 4개 내외로 시범교육청을 운영하고, 운영 모델 발굴 및 성과 분석을 진행한다. 2024년부턴 늘봄학교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지역·학교별 운영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2025년부터는 전국적으로 늘봄학교를 확대한다.
정부는 늘봄학교를 시행함으로써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과후·돌봄 다양화로 학생·학부모 선택권을 보장하고, 전담 운영체제를 구축해 단위학교 업무도 경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정서와 인격 발달의 적기이고 주 양육자와의 교감과 소통이 가장 중요한 때이기에, 12시간 이상 학교에 머무르도록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10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학생들의 쉴 권리, 학교의 업무 경감, 학부모의 돌봄 수요를 충분히 수렴한 종합적인 돌봄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늘봄학교로 '가정 돌봄과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의 실현 의문성도 제기했다. 주 양육자인 보호자의 노동시간, 퇴근 시간 등 노동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돌봄 시간을 확대하는 건 근시안적인 대책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근본적으로 아이들이 양육자와 안정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동시간 단축, 유급휴가와 재택근무 보장 등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가정돌봄이 중심이 되는 제도와 문화를 마련해야 한다"며 "준비 없는 늘봄학교 추진은 어린 학생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놀이 시간을 빼앗고, 성인들의 필요에 따라 아이들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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