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만호 대전변리사협의회장 |
이에 대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로 평가받는 알베르토 아인슈타인은 "정치가 물리학보다 힘들다"고 논평한 적이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물리학은 자연의 질서를 발견하는 인간의 활동이지만, 정치는 근본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고 무질서한 집단을 아우르고 통합해서 이 갈등을 사회발전의 추진을 위한 에너지로 바꾸는 복잡한 기예(技藝)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해 정치와 과학이 서로 이질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정점인 대통령 중에서 스스로가 발명해 특허를 받은 분으로 우리나라 노무현 대통령과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알려져 있어, 이들 대통령의 특허발명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제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은 미국의 흑인노예를 해방시킨 대통령으로 "국민의(Of the people),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이라는 명언으로 유명하지만, 특허 및 특허제도에 관해서도 많은 관심과 열의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의 발언 중 "특허제도는 천재(天才)라는 불꽃에 이익(利益)이라는 기름을 붓는 것이다"라는 명언도 전해지고 있다.
링컨 전 대통령은 40세 때인 1849년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해 특허 제6469호로 특허를 받았는데, 이를 살펴보면, 당시의 화물 운송수단은 화물선이 주류를 이루었고, 특히 강을 따라 내륙으로 향하는 화물을 실은 배가 물이 얕은 강바닥에 배 밑바닥이 걸려 배기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배의 밑바닥에다가 조절 가능한 부력실을 설치해 배가 쉬게 강바닥을 빠져나가도록 하는 장치'에 관한 발명을 개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건을 발명했는데, 첫 번째 발명은 50여 년 전인 1974년,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바른 자세로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이나 노트 등을 받쳐주는 받침대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독서대'를 고안해 실용신안 제20-1974-5344호로 출원해 등록을 받은 적이 있다.
또 다른 한 건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2005년 '통합 업무 관리 시스템 및 이의 운영 방법'이라는 특허를 공동으로 발명해 특허출원 제10-2005-74999호로 특허출원해 2006년 특허 제553452호로 등록받았고, 권리의 존속기간은 2025년 8월16일로 현재까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 이 특허는 이지원으로 불리우며, 이지원은 '디지털 지식 정원'의 약자로, 단순한 온라인 보고체계나 전자 게시판이 아니라 문서의 생성부터 결재 후 기록까지 모든 단계의 처리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든 통합 업무관리시스템으로 좀 더 구체적인 기술내용을 살펴보면, 업무보고 등을 할 때 보고의 수단으로써 보고 경로상의 이력을 포함하는 문서 관리 카드를 사용하고, 지시의 수단으로는 지시 경로상의 이력을 포함하는 지시 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누가 누구에게 보고했으며, 어떤 지시를 받아서 어떻게 수정하였고 처리하였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처음에 발명한 '독서대'는 사인(私人) 시절의 발명으로 이는 자유 발명에 해당되고, 두 번째 발명인 '통합 업무 관리 시스템 및 이의 운영 방법'의 발명은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발명한 것으로 이는 직무발명에 해당한다. 따라서 두 번째 발명의 특허권자는 대한민국이고, 이 특허를 관리하는 부서는 특허청에서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직무발명의 경우에는 그 발명을 승계하는 자가 발명자에게 발명의 대가에 대해 보상을 하도록 법에 규정하고 있는데 일반회사의 경우, 출원시에는 출원에 대한 보상을, 등록시에는 등록에 대해 보상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발명을 한 경우도 당연히 국가는 발명한 공무원에게 보상하도록 정해져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