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규제를 대거 풀어 지방자치단체에 지방대학 재정 재원과 육성 권한을 넘기고, 여기에 현행 교육감 직선제의 대안으로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함께 뽑는 이른바 '러닝메이트' 선거 방식까지 거론됐다.
교육부는 5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06년 말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해 2007년 직선제 교육감 시대를 연 지 16년 만이다.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위한 '지방교육자치법·공직선거법' 개정은 교육자유특구법 제정, 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개정과 함께 교육부의 '4대 교육개혁 입법과제'에 포함됐다. 러닝메이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는 것.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광역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것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 지방시대, 지방균형발전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는 직선제로 과도한 조직·비용 부담으로 정치 선거·비리 선거·진영 대결의 장으로 치러졌으며, 후보자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깜깜이 선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런닝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크다. 러닝메이트제가 시행될 경우 교육이 정치에 예속되는 것은 물론 위헌 소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이 정치적으로 휘둘리면 결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고, 헌법 31조에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위헌 소지가 높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경제자유구역 내 고등외국교육기관 설립·폐지 승인 등 권한과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지원 계획 수립 권한을 연내 지자체에 이양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해 5개 내외 지자체에서 RISE를 시범 실시하고 2025년부터 전 지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시범지역은 고등교육혁신특화지역으로 지정하여 규제특례를 적용하고 지역주도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할 예정이다. RISE는 그동안 추진돼 온 '지방대 특성화' 사업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온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의 자율성 훼손을 제기한다.
지역 대학 계 한 인사는 "지자체장이 지역을 잘 알아 효율적인 행·재정 지원이 가능하지만, 선출직으로 정파 성향이 강해 대학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지자체별 로 재정 규모가 다르고, 인력풀이 달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립대학의 관리·감독이 부실해지고, 위기 대학의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정부는 특정 지역 내 초중고교의 학생 선발권과 학교 운영 자율권을 보장해 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교육자유특구' 제도를 내년부터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향후 5년 동안 최소 4조원을 투입해 초등학생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리고 방과후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늘봄학교' 추진, 유보통합·늘봄학교(초등 전일제학교) 추진, 교육전문대학원 시범 운영도 추진계획에 담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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