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은권(왼쪽), 더불어민주당 황운하(오른쪽) 대전시당위원장. |
앞서 양당 시당은 1월 2일 새해 첫 당무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양당이 시민들에게 내놓은 메시지는 각기 달랐으나, 공통으로 노력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전의 참배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고 전·현직 단체장들이 함께한 점이다.
국민의힘에선 박희조(동구), 김광신(중구), 서철모(서구), 최충규(대덕) 등 현직 구청장이 참석했는데, 각자 구 차원의 참배 일정이 있음에도 시당 주재 참배에 함께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직인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전직인 허태정 전 대전시장, 장종태 전 서구청장과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이 모습을 보였다. 전직 단체장들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 차원의 행사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외에도 소속 시·구의원과 고문, 상설위원장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양당의 현충원 참배가 눈길을 끄는 건 올해가 선거가 없는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딱히 새해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주요 인사들에게 얼굴도장을 찍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참배에 공을 들인 배경엔 국민의힘 이은권, 민주당 황운하 시당위원장의 강한 의지가 작용했다. 당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책임감을 높이고 새해를 맞아 단합된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경우 불참한 선출직 인사들로부턴 사유서를 받을 방침이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현충원 참배에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린 건 오랜만이었다"며 "이은권 시당위원장이 이번 참배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들었다. 단순 행사로만 여길 게 아니라 국민의힘의 일원으로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각자 나름의 다짐을 하는 자리로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내부 단속도 양당이 주력하는 부분이다. 올해가 선거가 없는 만큼 지역 선출직들의 일탈이나 비위행위를 사전에 막으려는 목적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리스크' 관리 측면도 있어 보인다. 혹시 모를 사건·사고나 이슈가 당의 전반적인 이미지 훼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선거 과정에서도 공격받기 쉬운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매월 한 차례 소속 시·구의원과 당직자 간담회를 열어 주요 현안을 챙기고 당의 기강을 세우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회기 중 카타르 월드컵 직관 논란을 빚은 최규 서구의원을 제명하는 초강수를 뒀다. 실제 제명을 결정한 배경으로 '일벌백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당 내부에선 군기 잡기가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되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 모 인사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모두 내부 단속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것 같다"며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불만들도 나오지만, 올해 선거가 없어 긴장이 풀릴 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책임 있는 모습을 더 보여줘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 차원이 관리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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