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가 올해 새 학기부터 시작된다. 올해 3월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50분을 기준으로 17회를 이수하는 기준 수업량을 부르는 말이 '이수 단위'에서 '학점'으로 변경된다. 고교생이 3년 동안 들어야 할 최소 이수 단위는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변경됐다. 기존보다 수업시간이 일주일에 2시간 정도 감소한 것.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스스로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고 졸업 요건에 맞는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교육부는 2021년 8월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1월 고교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다만, 올해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학생들의 체감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내신은 진로선택 과목에만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를 쓰며 공통·일반선택은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지난해 말 확정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과목) 등은 2025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적용한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시행계획과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존치 여부를 포함한 새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학교 만들기가 계속 이어졌으면 수직적 서열화 문제가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지역에 좀 더 좋은 학교가 많아져야 하며, 좋은 학교가 많아지는 체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절대평가의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절대평가가 교육 본질에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절대평가 적용에 대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학교에서 내신 부풀리기로 변별력 자체를 떨어뜨려 입시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고교 서열화 심화 우려도 나온다. 절대평가 전면 도입으로 자사고·외고 등 명문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내신 절대평가 체제 속에서 같은 성적을 받아도 대입에서는 출신 학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상대평가로 인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 절대평가로 교육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사고 등 명문고 진학이 대입에 더 유리할 수 있어 고교 서열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런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