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유치원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 설치·운영에 현장 교사 의견을 반영하라"며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보통합의 출발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되는 불평등 해소"라며 "하지만 어느새 주객이 전도돼 '유보통합' 자체가 목적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로 변경 ▲학급당 유아 수 14명 이하 적용 및 교원 확충 ▲국공립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 법인화 ▲의무교육 대상자에 대한 취학 선택권 보장 ▲유치원 돌봄 강화 등의 우선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이날 "유보통합은 출발점 교육을 정립하는 중차대한 문제이므로 추진단 설치·운영에 대해서는 교원단체, 학회, 학부모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연말연시, 연휴를 끼고 일주일도 안 되는 예고기간을 정한 것은 추진위·추진단 구성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보통합의 취지는 양질의 유아교육을 제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유아학교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실행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하는 만큼 추진단장은 복지부가 아니라 교육부 공무원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을 통해 "추진위를 구성하는 행정예고를 겨우 6일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주말이 포함돼 사실상 4일간 의견수렴이 이루어진 것은 현장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겠다는 교육부 장관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졸속 추진"이라고 꼬집었다. 교사노조는 '만 5세 취학' 정책을 졸속 추진하다 실패한 점을 강조하며 유보통합 추진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도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던 (교육부의) 약속은 결국 '통보'와 '불통'으로 돌아와 앞으로의 정책 추진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교육현장 의견 청취를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상 훈령이나 규정 개정에 대한 의견수렴은 열흘 안팎으로 진행하는데 연초에 조직개편을 하려다 보니 겨울방학과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행정 예고하고 1월 3일까지 현장 의견을 받기로 했다. 새 규정은 교육부가 교육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실무작업을 위해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을 교육부 내에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보통합'은 지난 김영삼 정부의 '5·31 교육개혁안'에서 처음 제시됐지만, 정권마다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을 하지 못하고 번번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에선 '유보통합'에 한발 물러서 '유보격차 해소' 중점 정책을 펼쳤다.
지역 교육계에선 "유아교육·보육 교사 양성체계 통합 등 현장 의견을 충실히 듣고 세밀하게 조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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