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중학교 핸드폰 분실사건 한달째 '네탓 공방'...피해 학부모만 '발동동'

학부모 "학교가 책임져야" - 학교측 "학생 과실"
학내 핸드폰 등 분실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어
학부모만 경찰 신고,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 제기

<속보>=대전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생 핸드폰 분실사건과 관련 한 달째 '네 탓 공방'으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학내에서 물품 분실·도난 발생 시 교육청과 학교 측의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는 모양새다. <중도일보 12월 20일자 6면 보도>

22일 대전교육청과 익명의 제보자 등에 따르면 중학교에 다니는 A 씨의 자녀는 11월 24일 학내에서 핸드폰을 분실했다. 이후 A 씨는 학교를 방문해 대처 방법 등을 교사들과 논의했으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이 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A 씨는 경찰 신고에 이어 국민신문고를 통한 민원까지 접수했다.

A 씨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학교를 찾아가 대처 방법을 수차례 문의했으나 학교 측에서는 '학생의 과실로 분실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는 학교 측의 필요에 의해 핸드폰 도우미로 지정돼 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봉사 활동 중 분실사건이 일어났기에 학교에선 책임이 없으니 학생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질적 피해도 피해지만 학생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는 행태에 학생과 학부모는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핸드폰 가방은 교사가 수거해 교무실을 가져다 놓는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게 지켜지지도 않았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네 탓 공방이 이어지는 것은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가 크다. '학내에서 분실·도난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일정 기간 내 회의를 거쳐 대안 방안을 찾아야 한다' 등의 가이드 라인이 있었다면, 학부모들도 해결 방안이 진척되고 있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 라인이 없어 학부모들이 직접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거나, 빠른 해결을 위해 국민신문고에 제보를 하는 등의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본보 보도 이후 최근 서부교육지원청에서 해당 학교를 방문해 해결 방안을 찾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학내에서 분실이나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 학내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아 학교 규칙으로 정해 운영해야 할 사안"이라며 "핸드폰이 고가의 물건이 되면서 향후에도 충분히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마다 조금씩 다른 규정들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내 분실 등 사안이 발생했을 때 시기, 방법 등에 대한 가이드 라인은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