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소환 통보에 "야당 파괴" VS "적반하장"

민주 李 대표 박홍근 등 강력 성토 "가장 불공정 몰상식한 정권"
국힘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아닌 '수사속으로 고백투어' 시간"

연합뉴스

여야는 22일 검찰이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한 것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맞붙였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 야당 탄압 프레임을 씌우며 강력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검찰수사의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하면서 적반하장이라고 역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경청투어'에서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는 "대장동을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어대더니 이제는 무혐의 결정이 났던, 성남FC 광고를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며 "지금이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 힘쓸 때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의힘 당'이 아닌 국민의 힘을 믿는다. 역사를 믿는다"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대표를,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을 이렇게 소환 통보하는 것은 이 정권이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소환 통보에 이 대표 본인도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지만 당도 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검찰이 소환장에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명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대표가 이번에도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일부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명(비이재명)계의 '이재명 사법리스크' 우려가 이번 소환 통보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게 한차례 소환 통보를 했으나 이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비겁하게 숨지 않을 걸로 믿고 싶다"면서 소환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 수사 과정상 필요 시 피의자에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이 대표는 갑자기 '야당 파괴', '정적 제거' 운운하고 있다. 이런 적반하장도 없다"면서 "거짓의 선동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이 대표나 민주당 지도부가 '정적 제거'를 입 밖으로 내뱉는 저열함은 국민의 공분만 더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피의자 소환은 사필귀정으로 될 것이다. 진실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지금은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행보를 할 때가 아니라 '수사 속으로, 고백 투어' 행보를 할 시간"이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오전 춘천지검 속초지청 신청사 준공식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제가 말씀드릴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통상적인 지자체의 토착 비리에 대한 수사이고 절차에 맞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